은영전 잡담. -만약 오프레서가 쌍벽의 목을 땄다면-

어제인지 그제인지 오프레서 이야기를 하다가 생각나서 트윗한 게 있는데,

렌텐베르크에서 미터마이어와 로이엔탈은 함정을 파서 오프레서를 잡긴 했지만, 워낙에 인외의 신체능력을 가진 오프레서인 만큼 (함정이 있는 건 모른 채) 달려오다가 무시무시한 도약능력으로 함정을 훌쩍 뛰어넘어 패닉에 빠진 쌍벽의 목을 똑 따버렸으면 오히려 그 뒤 전개가 재미있어지지 않았을까 한 적이 있습니다.

소위 '밸런스 패치'란 면에서 말이죠.

1권에서 동맹군 장성을 모조리 날려버렸으니 어디 한 번 제국도 차포 떼고 시작해 보자 이거죠.

여기에서 시작된 이후 전개 망상.

일단 피해가 원작보다 커지긴 하겠지만 전력상 렌텐베르크 함락은 기정사실. 사실 통로에 제플입자 뿌렸다 하니 육전대 다 빼고 통로 안으로 빔 한방 갈겨주면 끝 아닌가 싶지만 넘어가죠.(...) 

(결과론적으로)바보같은 작전을 펼친 덕에 쌍벽의 목이 날아갔다는 점에서 귀족파의 사기가 하늘을 찌르고 라인하르트 진영의 사기가 폭락하는 건 덤. 이쯤 되고 나면 오프레서를 이용한 이간계도 써먹지 못할 가능성이 높음. 누가 뭐래도 모두가 보는 앞에서 라인하르트 최측근이라고 자타가 공인하는 쌍벽의 목을 땄는걸.(...)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전 자체는 최종적으로 라인하르트가 승리할 겁니다. 다만 피해는 원작보다 더 커질 듯. 위에서 말한 사기 문제나 이간계 불가 문제도 있고, 쌍벽 죽었다고 함대가 같이 날아가지는 않지만 재편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당분간 다른 함대에 분속시켜 운용하느라 기존보다 한참 효율이 안 나올 우려가 크죠.

여하간 라인하르트 집권 성공이라 치고.

먼저 쌍벽 대신 양대 실전부대 상급대장이 될 사람들의 인선인데, 원작 1-3권에서의 묘사나 군경력을 봤을 때 한 명은 켐프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나머지 한 명은 역시 고만고만한 장수들 중 경력이나 집단 내에서의 전체적인 조율능력을 감안하면 아마도 메크링거.

비텐펠트는 묘사상 단일 함대 이상의 지휘관으로 써먹기는 힘든 인물이고, 뮐러나 슈타인메츠는 내전 이후에 뜬 케이스라 경력이 짧으며, 파렌하이트는 항복한 직후라 난감하고, 루츠와 바렌은 세트메뉴(...)다 보니 둘 중 하나를 먼저 올리기 애매합니다. 아이제나흐는 부각시기 자체가 한참 늦고, 미스터 렌넨은 그냥 웃지요. 케슬러는 논외고. 

뭣보다 원작에서 내전 이후 메크링거의 직위가 통수본부차장으로 통수본부 내 서열 2위. 대장급 내에서는 확실히 선임대우받았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여담으로, 메크링거가 암릿처에서 애플턴 못 잡았다고 약체 취급받지만, 이거야 애플턴이 좀 나았다고 퉁치면 될 문제. 같은 암릿처에서 로이엔탈도 뷔코크 못 잡았지만 아무도 로이엔탈이 약체라고 하지 않습니다. 뷔코크와 애플턴의 능력차가 대략 로이엔탈과 메크링거의 능력차 정도 되지 않을까요(이렇게 말하니 역시 약해보인다?!). 

아무튼 동렬의 제국 제독들 사이에서 못해도 평균은 갈 겁니다. 일단 라인하르트가 원수부로 부르기도 했고.

쌍벽의 기존 함대는 휘하 제독에서 누구 하나 올려서 맡긴다고 할 경우 미터마이어 진영에서 바이에르라인, 로이엔탈 진영에서 바르트하우저나 쉴러가 나올 텐데, 바르트하우저가 대부대 지휘력이 모자란다고 평한 작내 묘사를 보면 쉴러가 올라올 듯 싶습니다.

그리고 둘 다 뮐러보다 낮은 서열의 지휘관으로 나오겠죠. 키르히하이스 휘하에 있다가 쌍벽의 함대로 갔던 뷔로, 베르겐그륀, 진처는 다른 대장급의 함대에 여기저기 분속될 겁니다.

아니면 쌍벽의 함대도 그냥 전부 다 분속시킬 수도 있겠지만 라인하르트의 성격상 '키르히아이스의 후임'과 '쌍벽의 후임'은 단어의 느낌이 다를 테고, 다 분산시키면 함대지휘관 숫자가 좀 부족해지니 함대는 유지시키지 싶습니다.

그래서 3권의 요새대 요새. 최선임은 빼고 보내는 거니 켐프 말고 누구 다른 사람이 오겠죠. 이 때 서열과 상황으로 보아 제 1순위는 아무래도 비텐펠트가 가능성이 높습니다. 

켐프를 고를 때 서열 외에 설욕을 노린다는 점(3권 초입부의 조우전)도 감안되었는데, 켐프를 빼고 나서 양 함대에 설욕할 만한 일이 있는 지휘관을 꼽으면 딱 비텐펠트로 낙착되죠(암릿처 대패). 부사령관으로는 뮐러일 수도 있고, 서열상 더 아래인 바이에르라인이나 쉴러가 올 수도 있지만 중요한 건 이게 아니고. 

쌍벽이 없는 이상 누구라도 사실상 켐프 이상의 성과는 기대하기 힘들 터, 원작대로 사령관 사망 부사령관 중상으로 볼 경우 비텐펠트는 여기서 이승과 하직합니다. 묵념.(사실 작가도 기회만 있으면 죽이고는 싶었다던 캐릭터라고도 하고.) 

다음 장면은 동맹령으로의 대원정. 쌍벽도 죽고 비텐도 죽고 내전의 피해도 원작보다 크니까 안 할 공산도 있지만, 키르히아이스 사망 이후 안그래도 비뚤어졌던 게 더 비뚤어진 라인하르트로서는 '싸울 핑계'가 생긴 걸 마다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암릿처와 내전을 거친 동맹이 전력상 여전히 열세인 건 변함없고요.

...글이 길어지니 이 뒤는 나중에.



-절대평범지극정상인-

by windxellos | 2013/11/09 18:20 | 도서잡담 | 트랙백(1)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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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절대평범지극정상인의 얼음집 at 2013/11/10 03:21

제목 : 은영전 잡담. -만약 오프레서가 쌍벽의 목을 땄다면..
은영전 잡담. -만약 오프레서가 쌍벽의 목을 땄다면- 위 글에서 이어, 망상은 대략 해놨지만 글이 길어져서 남겨둔 부분을 마저 적어보도록 하죠. 일단 라인하르트는 라그나로크 작전을 발동해 양 회랑으로 공격해 들어갑니다. 문제는 쌍벽의 부재와 더불어 내전에서 입은 대미지가 원작 기준보다 좀더 크기 때문에 전력은 필연적으로 약화돼 있다는 것. 일단 이 전제를 적어두도록 하죠. 원작에서 빠르고 더 공격적인 미터마이어를 페잔에, 상......more

Commented by 루디안 at 2013/11/09 18:57
흥미 있는 상상이네요!!

그럼 라인하르트를 구출해 줄 미터마이어도 없고, 제국의 분열로 이어질까요?
Commented by windxellos at 2013/11/10 02:32
일단 제국이 5권에서 이기기 힘들어지겠죠.
Commented by 사바욘의_단_울휀스 at 2013/11/09 21:33
키르히 아이스 안죽으면 이시나리오 찬성 ㅋㅋㅋ
Commented by windxellos at 2013/11/10 02:32
키르히아이스도 죽었다 치고 저 둘을 마저 죽여야 제대로 밸런스 패치가 됩니다.(...)
Commented by 샤티엘 at 2013/11/09 21:59
그냥 생각해도 몇가지 나오네요.
1.키르히아이스가 죽은 뒤, 오벨슈타인이 실질적 2인자가 될수도 있다.
2.버밀리온 성역 당시 하이네센에 도달하는 시기가 늦었을 수도 있다.

정도네요.
Commented by windxellos at 2013/11/10 02:32
일단 버밀리온까지 가지도 않을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Commented by kirhina at 2013/11/09 23:47
결정적으로 버밀리온에서 승패가 갈릴 것 같군요.
일단 앞뒤 막힌(가이에스부르크 요새전에서 뮐러의 조언을 흘려들은 바 있는) 켐프가 쌍벽만큼 힐더의 말에 귀를 기울일 것 같지 않고, 메크링거는 쌍벽에 비해 과단성이 좀 부족할 것 같기에, 버밀리온 당시의 쌍벽처럼 기민한 대응은 불가능했을 것 같습니다.

... 그럼 뭐, 라인하르트는 골로 가는 것이고, 쌍벽+키르히아이스에 라인하르트까지 없는 제국군이 양 웬리를 잡는다는건 작중 묘사에 비춰봤을 때 무리에 가깝지 않으려나요.

문제는 쌍벽이 저렇게 죽는다면, 키르히아이스가 죽는 시나리오가 쉽게 나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쌍벽을 상실해서 위기감에 사로잡힌 라인하르트가 과연 키르히아이스보다 오벨슈타인 말에 더 귀를 기울일까... 도리어 키르히아이스에 대한 의존도가 훨씬 높아지면서 오벨슈타인이 밀려나는 사태가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문득 듭니다. ㅋㅋㅋ
Commented by windxellos at 2013/11/10 02:33
쓰다 끊은 뒤를 마저 쓰면서 이야기하겠지만, 애당초 라인하르트가 그 국면까지 가지조차 못할지도 모른다고 봅니다.
Commented by saruin at 2013/11/10 02:16
그런데 요새 대 요새에서 비텐펠트를 총대장으로 삼기엔... 서열상으로는 가능하겠지만 지휘관으로서의 성향상 불가했을 것 같습니다; 저런 불같은 놈에게 어떻게 지휘권을 다 주냐고 오벨슈타인 등이 광태클을 걸었을 듯.

뭐 이젤론 요새전이야 대세에 큰 영향은 아니고 동맹령 함락까진 라인하르트의 카리스마로 무리없이 갈 터이니 결국은 버밀리온에서 뒤집어지지 않을까 저도 생각해봅니다.
Commented by windxellos at 2013/11/10 02:35
켐프도 일단은 돌격성향 지휘관이니까요. 설욕전을 할 인물 중에 고른다면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저는 일단 버밀리온 전투까지도 도달하지 못할 상황을 생각해봤었습니다.
Commented by 엘레시엘 at 2013/11/10 10:53
제 생각엔 비텐펠트가 요새 대 요새 사령관이었으면 그냥 쌍방 자멸할때까지 요새포 갈겨대다가 (켐프보다 훨씬 일찍, 제 성질 못 이겨서) 요새 돌격 앞으로!를 불러서 이젤론을 날려버렸을 것 같은데요.
Commented by windxellos at 2013/11/10 13:29
일단 닥돌형 캐릭터이긴 하지만 생각없이 닥돌하는 캐릭터가 아니라 전투 전개 자체는 충분히 정석에 맞춰 하는 인물이라는 평이었으니 결과가 크게 다르진 않을 겁니다.
Commented by 손님 at 2013/11/10 23:54
애플턴이 피셔에 버금가는 함대운용의 명인이란 설정이 있던 듯도...
Commented by windxellos at 2013/11/14 02:40
아마 전초전에서 살아남은 덕에 나중에 게임 쪽에서 붙은 설정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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