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오탱 탱크 잡담. -독일편-(上)

차일피일 미루고만 있었는데, 프랑스 전차까지 나온 마당에 지금 안 쓰면 영영 안쓰게 될 것 같아서 일단 몰아본 것만 주욱 적어봅니다.

사용해 본 독일전차들의 전체적인 특징은 일단 '중간급'이라는 느낌입니다. 평균적으로 안정된 성능을 뽑아주는 대신 뭐 하나 확 튀는 능력이 부족해 보인다는 인상이라고 해야 할까요. 화력도 좀 약한 느낌이 듭니다. 또 하나 들자면 스톡과 풀개조시의 차이가 미국이나 소련에 비해 커보인다는 점입니다. 좋게 말하면 개조의 효과가 잘 보이는 거지만, 나쁘게 말하자면 스톡 상태에서는 영 써먹기 애매한 애들이 많다는 이야기도 되죠. 몰아본 전차들 중 적지 않은 수가 그랬고, 아직 몰아보지는 못했지만 VK3001P같은 경우는 그 극단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일단 티어별로 인상을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쓰는 것을 한참 동안 미루다 보니 몰아본 지 오래된 것들은 인상이 좀 희미해진 것도 있군요.

1티어

경전차
경트랙터(Leichttraktor)

초기 3종(지금은 4종이지만) 중에서도 중간쯤 되는 느낌입니다. 독일전차의 일반적 성향과 달리 스톡과 풀개조시의 차이가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는 녀석이죠. 그냥 평이하게 중간급이라는 느낌인데, MS-1(화력)이나 T1(스피드)같은 특징이 없어 좀 심심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2티어

경전차
2호 전차 (PzKpfw II)

기관포밖에 장비가 안 되긴 하지만, 어차피 3티어 이상 상대할 일이 없으니 쓰기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미국이나 독일의 동티어 경전보다 좀 느린 감이 있지만 전면장갑이나 기동성은 나쁘지 않고, 기관포를 풀업하면 관통력이 30대 중반이 돼서 3티어도 어느 정도 긁어줄 수 있지요. 다만 이번에 추가된 프랑스의 경전답지 않은 떡장 경전들에게는 좀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PzKpfw 35(t)
갖고 놀기 좋은 전차입니다. 경전답지 않게 최고속도가 낮지만, 엔진을 업그레이드하면 두 배 가까운 출력이 되다 보니 중량대 출력비가 확 좋아져서 가속이나 등판력이 괜찮아지기에 스펙상 최고속도만 좋은 둔치들보단 오히려 쓰기 낫습니다. 결정적인 한방 같은 것이 없는 건 아쉽지만 그냥 평범하게 쓰기 좋은 녀석이었습니다.

구축전차
Panzerjäger I
미묘한 녀석이지요. 냉냉냉냉거리는 구동음은 귀엽긴 한데, 내구력도 떨어지고 오픈탑이라 방어력도 낮아서 잘 죽는데다, 포의 위력도 왠지 좀 시원치 않습니다. 타국의 동티어 구축전차보다 여러 모로 처지는 느낌이지요.

자주포
비존(Sturmpanzer I Bison)

타국 2티어 자주포가 전부 76mm인데 반해 이 녀석은 혼자 15cm(단포신이긴 하지만)을 달고 있습니다. 덕분에 위력이나 폭발범위 등에서 여러모로 우세한 편이죠. 다른 클래스의 2티어들 같으면 상상도 못할 고티어에게 피해 주기도 가능. 아무튼 티어대비 성능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녀석입니다.

3티어

경전차
3호 전차 A형 (PzKpfw III Ausf. A)

정찰전차로는 괜찮습니다. 일단 최고속도가 높은데다 스톡상태에서도 가속이 나쁘지 않았죠. 최종엔진을 달면 과장 좀 보태서 그야말로 날아다닙니다. 속도와 가속만 좋은 소련의 BT시리즈에 비하면 기동성도 괜찮은 편이고, 연구 후 달 수 있는 5cm포도 딱히 강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적당히 양념치며 깎아주기에는 부족하지 않습니다. 시야도 360이라 고급전차들에 비하면 떨어지지만 동티어 타국 전차들에 비하면 한참 좋은 편이죠(동티어 미국 M2, M3이 320, 소련의 T-46이 300, BT-7이 270). 다만 이번에 추가된 프랑스 전차들이 D2 340, AMX38 360이라 상대우위가 좀 줄긴 했습니다. 문제는 심각할 정도의 종이장갑. 아차 하는 사이 증발하는 수가 있습니다. 정말 약합니다.

2호 전차 L형 루크스(PzKpfw II Luchs)
스톡시과 풀업시의 쓸모와 성능이 정말 극명하게 차이나는 전차입니다. 최고속도 자체는 높지만 초기에는 엔진출력 부족으로 가속이 심각하게 나빠서 경전같지 않은 비참한 스피드로 굴러다니는데다가, 무장도 암담합니다. 2cm 기관포 중 제일 낫다는 112 구경장이 달리지만 이건 2티어까지라면 모를까 3티어가 달고 쓸만한 물건은 아니죠. 또다른 선택인 3.7cm포는 아예 1티어포. 경트랙터가 달고 다니는 바로 그놈입니다. 정말 암담하지요. 5cm 포를 달 수있긴 한데 포탑 연구 후에나 연구 가능한지라, 포탑교환 없이 5cm포를 달 수 있는 3호 A형에 비하면 암담한 세월이 더 길어집니다. 다만, 인고 끝에 최종엔진을 달고 나면 예전의 그놈이 맞나 싶을 정도로 달라진 모습을 보입니다. 이제까지의 설움을 한 번에 날려버릴 듯한 엄청난 속도와 기동성을 자랑하게 되지요. 시야도 370이라 3티어 경전 중에서는 제일 깁니다. 5cm까지 달면 금상첨화지만 이쯤 되면 사실 졸업할 때가 다된 것이 문제라면 문제일까요. 아무튼 풀업된 기체라면 갖고놀아보기 괜찮습니다.

PzKpfw 38(t)
3티어 중 가장 특색이 없는 전차. 35(t)의 속도, 공격력, 체력을 약간씩 업그레이드한 느낌이라 비슷하게 운용하게 되는 전차입니다만, 타국 전차들이 2티어에서 3티어가 되면서 이런저런 특색을 갖추게 되는 것에 비하면 이거다 싶은 느낌이 없어 몰기가 좀 심심했습니다. 더군다나 35(t)때에 비하면 방배정에서 고티어와 만날 일도 훨씬 많아지다 보니 비슷한 특성이라고는 해도 결과적으로 35(t)보다는 쓰기 힘들죠.

구축전차
마더 II (Marder II)

감히 독일 3티어 최고의 명품이라 말할 수 있는 물건입니다. 여전히 오픈탑이라 방어력이나 내구력은 낮지만, 포의 업그레이드만 완료되면 무시무시한 위력을 자랑하지요. 5티어까지도 이 녀석의 사격에는 안심할 수 없고, 새로 추가된 프랑스의 떡장 경전차들도 이 녀석 앞에서는 그냥 과녁일 뿐입니다. 발사의 좌우각도 넓은 편이라 쓰기 편하고 탐지거리도 동 티어 기준으로는 엄청나게 긴 편이라 망원경 같은 거라도 달아주면 그야말로 날개를 단 격입니다. 기동성도 이전 기체에 비하면 낫고요. 다만 무전기만은 이상하게 3티어가 한계라서(동티어 타국 구축은 8-9티어까지 사용 가능)시야공유가 좀 미묘합니다. 자기 시야에 많이 의존해야 하죠. 여하간 오픈탑 특유의 낮은 방어력에만 주의하면 쓰기 좋습니다.

자주포
Sturmpanzer II

포는 바이슨과 같지만 연사속도가 좀 좋아졌고, 그 외엔 딱히 이렇다 할 특징이 없었던 것 같군요. 엔진출력이 좋아지긴 했는데 묘하게 그리 체감이 안 되더군요. 다만 무전기는 훨씬 좋아졌습니다.

베스페(Wespe)
스툼팬저 2호에 비하면 특색이 확실한 녀석입니다. 일단 사거리와 발사각이 3티어 치고는 엄청나게 좋습니다. 거의 훔멜에 근접할 지경. 10.5cm을 쓰긴 하는데, 공격력 자체는 15cm보다 낫습니다. 구경이 작아서 그런지 휴행탄수도 거의 전차포와 맞먹는 수준으로 많습니다. 대신 폭발반경이 좀 작더군요. 15cm였다면 클로즈 판정으로 피해가 났을 법한 착탄에도 아무 일 없이 넘어가는 일이 많았습니다. 여하간 나름 쓸만했습니다.

4티어

경전차
레오파드(VK 1602 Leopard)

강행정찰용 경전차로는 독일에서 제일 쓸만한 녀석이 아닐까 싶습니다. 시속70에 가까운 최고속도와 괜찮은 기동성을 겸비하고 있죠. 초기상태에서는 가속이 약간 불만스러운 것이 문제입니다만, 엔진을 풀 업그레이드하면 문제없습니다(그 때까지가 조금 암담하기는 합니다만). 전면이 경사 50이라 방어력도 나쁘지 않은 편. 정찰상태로 좀더 오래 버티거나 혹은 산화하지 않고 도망칠 확률, 다시 말해 생존성이 좋다는 이야기지요. 매치메이킹에서 고티어끼리의 전장에 던져지는 경우가 많아 5cm포로는 여러 가지로 어렵습니다만, 기본적으로 정찰이 주임무라는 걸 잊지 않으면 될 듯 합니다. 운이 좋아 안 들키고 잠입했거나 돌파에 성공했을 경우 자주포나 오픈탑 구축 같은 걸 노리기에는 부족하지 않은 화력이기도 하고요.

PzKpfw 38nA
암울. 이 전차의 특성은 이걸로 정의됩니다. 체코계 전차의 최종판으로 이전 버전보다 속도나 공격력이 조금 더 강화됐습니다만, 그걸로 4티어의 전장에서 살아남기는 무리지요. 고티어 상대로는 이빨도 들어가지 않고, 동 티어 상대로도 우세를 잡기 어렵습니다. 속도가 빠르고 기동성도 있어서 정찰전차로는 의미가 있지만 레오파드보다 낫다고 하기 힘든 것이 문제. 속도나 기동성, 가속 등이 전부 떨어지고, 방어력도 난감합니다. 전면 50이지만 경사가 아니거든요. 후면은 겨우 10. 포탑은 업그레이드하면 시야가 420이 되어 4티어 경전 중에 제일 낫습니다만(레오파드보다 나은 유일한 부분) 방어력은 더 떨어져버립니다(기본포탑 50/30/22, 개조포탑 50/25/10). 사실 제가 초반 플레이 때 이걸 타면서 암울한 느낌을 하도 많이 받아 더 그렇게 느껴지는 면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객관적으로 잘 생각해 보면 정찰전차로는 그리 나쁘지 않긴 하지요. 가격이나 수리비도 레오파드보다는 싸게 먹히기 때문에 정찰하고 죽기가 일상인 정찰전차로서는 쓰기에 따라 오히려 나은 면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하간 4호트리를 타려면 필수코스이니 안 써볼 수는 없는 전차이지요. 레오파드 쪽 경전차 트리를 탈 것이 아니라면 정찰전차로서 잘 굴려보면 될 듯 합니다.

중(中)전차
3호 전차 (PzKpfw III)

재미있는 전차입니다. 화력면에서는 타국의 4티어 중형에 비해 밀리는 감이 있습니다만, 기동성으로는 타국을 압도하지요. 속도, 가속, 기동성이 모두 우월해서 여차하면 정찰전차가 되어 휩쓸고 다닐 수도 있습니다. 분명 중형전차인데 경전차처럼 운용하게 될 때가 종종 있지요. 내구력이 있고 장갑도 나쁘지 않아서 의외로 잘 버팁니다(차체후면이 50으로 4호보다 낫습니다). 전투 때는 속도와 기동성을 활용해서 기동전투나 근접격투전을 할 때도 종종 있는데, 그러고 보면 3호 계열 트리에는 유독 그런 전차가 많지요(3/4라든가 3002라든가). 판터트리로 갈 경우 가장 빠른 길이 이쪽이므로 보통 찍게 될 겁니다. 나름 즐거운 전차이지요.

자주포
그릴레(Grille)

나름 재미있는 녀석입니다. 조그마한게 속도가 좀 나와줘서 여차하면 TD놀이를 하기가 용이해졌죠. 15cm이 장포신으로 바뀌면서 화력이 한층 업그레이드되기도 합니다. 산포계가 길쭉하니 좀 나빠지긴 하는데 이것도 익숙해지면 그럭저럭. 그냥저냥 굴릴 만한 물건입니다.


너무 길어지는 것 같아서 일단 여기까지. 5티어 이후는 나중에 적어보죠.



-절대평범지극정상인-

이글루스 가든 - WoT

by windxellos | 2012/01/08 17:06 | 게임잡담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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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정수君 at 2012/01/08 17:23
38nA는 진짜 깝깝하죠. ;ㅅ;
Commented by windxellos at 2012/01/10 00:39
저도 참 깝깝했습니다. ;ㅅ;
Commented by Ludrik_Lundelhat at 2012/01/08 22:00
제가 지금 38nA를 타고있는데 미치겠습니다. 망리는 그냥 일찌감치 포기하고 플경으로 넘겼는데 얘는 미묘하게 쓸만한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플경을 사용하기에 망설여져요.

2티어 자주포는 화력은 막강한데 포각이 어...
Commented by windxellos at 2012/01/10 00:40
그게 문제죠. 쓸만할 듯 쓸만할 듯 한데 쓸모가 애매합니다. 개인적으로 망리는 생각보다 쓸만하더군요. 그냥 마음을 비우고 구축전차다 하고 굴리다 보면 말이죠.(먼산)
Commented by 셀시아 at 2012/01/10 23:06
보면서 생각한 건데 왜 Sturmpanzer는 자주포일까요? 직역하면 돌격전차 쯤 될텐데 말이죠. 뭐 나찌 놈들이야 이름 하나야 걸작으로 지으니까 뭐라 할 말은 없지만요.
Commented by windxellos at 2012/01/11 01:00
아, 곡사화기를 쓰기 때문에 게임 내에서 자주포로 분류되지만 원래 분류상으로는 assult gun으로 분류됩니다. 같은 assult gun이라도 직사포 쓰는 애들(SturmGeschütz)은 기갑 대용으로 많이 쓰였던 덕택인지 게임 내에서 구축전차 계열로 따로 묶여 있지요. 그러고 보니 같은 돌격포 계열인데 저렇게 곡사포 쓰는 애들은 일본에서 '자주중보병포'라고 따로 번역하기도 하는 것 같더군요.
Commented by 척 키스 at 2012/01/11 19:08
Panzerjäger I으로 마더2탈 승무원 노가다(75% → 100%)를 뛰서 애작이 가는 차량입니다.
미국 TD트리 나오기 전까진 50mm 포 달고 아군 전차 돌격시 떨어져서 백업하는 용도로 써먹기 괜찮더군요.
Commented by windxellos at 2012/01/12 00:40
저는 트리 진행 때문에 금방 넘어가 버려서 고생한 기억만 남은 듯 합니다. OTL
Commented by at 2013/09/24 18:23
나삼팔이시야가그렇게좋나요?420?
Commented by windxellos at 2013/09/29 22:39
제가 이 글을 쓴 이후 패치가 여러 번 됐기 때문에 지금은 여기 적힌 것과 많이 동떨어지게 된 전차들이 적지 않을 겁니다. 나삼팔 지금 시야도 연구트리에서 직접 확인해보심이 좋을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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