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CF 단상 두 번째. -어제의 반응에 답하여-

어제오늘 화제가 되고 있는 모 CF에 대한 단상.
아래 글에서 이어서.

1.
뭐랄까, 어제 적은 글의 요지는

'같은 말이라도 대사를 하는 사람이 (똑같이 군대 가는)남자들이 아니라 (병역과 관계
없는)여성들이다 보니 (웃고 떠들며 말하는 가벼운 분위기까지 포함해서) 남자들에게
좀더 민감하게 받아들여지는 부분이 있는 게 아닐까.'

라는 것이었는데, 난감한 덧글들이 몇 달렸었다. 재미있는 건, 같은 글에 대해서 '너 사실 여자지?' 라는
식의 덧글과 '병영국가론에 쩔어있는 명박이 같은~' 이라는 얼핏 보아 상반된 평가가 공존하고 있다는 것.
(여자냐고 하는 덧글은 지금 보니까 어느 새 지워져 있다. 그 아래 덧글들 보고 상황 파악하신 듯.)

같은 글에 대해서 이런 식으로 상대의 스펙트럼을 정반대로 해석할 수 있다는 점이 씁쓸하지만 재미있다.

2.
그러고 보니 정말 대차게 까이는 '좋아 너무 행복해' 말인데, 이건 악의를 가지고 넣었다기보다는
그냥 제작자가 '아무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 같은 데서 만들었다는 배스킨이나 던킨의 광고에서도
어느 광고든 맨 뒤에는 '좋아 너무 행복해'라는 멘트가 들어가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러니 아무래도 이 문구는 광고하는 것이 '해피' 포인트라서 '행복'을 강조하느라 큰
의미 없이 집어넣은 후렴구 같은 것일 듯. 말하자면 '위 증즐가 大平盛代' 같은 느낌이랄까.

다만 들어간 위치가 너무 절묘해서 말을 듣는 듯한데, 만드는 입장에서는 그냥 넣다 보니 이상한지
아닌지도 생각 못하고 버릇처럼 넣은 것일 듯. 물론, '아무 생각이 없었다' 라는 게 잘한 건 아니다.
적어도 넣고 나서 문맥 정도는 볼 것이지.(...)

3.
많이 돌고 있는 해석이 소위 '고무신 거꾸로 신는 광고' 이론인데, 개인적으로 보아 그 해석은 개그로서는
재미있지만 진지하게 해석하자면 과연 그럴까 싶다. 그 가설이 진지하게 성립하려면 3개의 광고가 모두 완전히
같은 세계관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면서, 순서도 정확히 바게트-배스킨-던킨 순서로 설정했다는 확증이 있어야
하는데, 과연 그러한 것인지. 잘은 모르겠지만 그냥 모델만 같은 사람 쓴 별개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은데.

뭣보다 세계관과 순서가 어쨌든지간에 대전제로 파리바게트 쪽 광고의 그 안경남이 주연 모델의 애인
역이라야만 소위 '고무신론'이 성립하는데, 솔직히 애인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친한 친구 A라면 모를까.

내가 밸리에서 처음에 '고무신 거꾸로~' 해석을 본 포스팅에서는 반 개그로 그런 풀이를 해놓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어느새인가 마치 '제작자가 정말로 진지하게 그렇게 만든 것인 마냥' 해놓은 해석과
더불어 그에 따른 분노와 분개가 연달아 일어나는 걸 보고 있자니 좀 미묘하다.

그런데 그 해석, 개그로서는 재미있긴 했다.(후룩)


그러니까 결론은, 다들 머리 좀 식히시자는 거.
(제작자가 잘했다는 이야기는 아니니 오해없기를.)



-절대평범지극정상인-



P.S : 아, 또 이상한 덧글이 달릴까봐 부연. 이 블로그 주인은 병장 만기 제대자다.

by windxellos | 2009/06/18 12:26 | 기타잡담 및 잡상, 독백 | 트랙백 | 덧글(51)

트랙백 주소 : http://windxellos.egloos.com/tb/4984450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steinway at 2009/06/18 12:37
잘 봤습니다..이런 열을 식히기엔 넷상에서 '까' 만큼 좋은게 없죠..흐흐..
그건 그렇고 주인장님께 여자라고 하신분은 도대체 ;; ㅋㅋ
Commented by windxellos at 2009/06/18 13:53
음, 저도 조금 황당하기는 했습니다.
Commented by KeRo at 2009/06/18 12:40
음... 삼두굇수님이신 제로스님에게 여자라고 하신분이 있으시다니;;;;
Commented by windxellos at 2009/06/18 13:53
어디의 누가 괴수입니까. -0-;
Commented by 닥슈나이더 at 2009/06/18 17:24
삼두 굇수는 머리마다 성별이 다를지도...
Commented by 계란소년 at 2009/06/18 12:45
덕분에 오랜만에 크게 웃었다는...
Commented by windxellos at 2009/06/18 13:53
블랙 유머 기운이 풍기기는 합니다.
Commented by Niveus at 2009/06/18 12:46
그러니까 세 머리가 각각 남성, 여성, 중성 설을 제창하는 바입니... (쿨럭)
그리고 뭐 아무생각없이 저 세편을 이어서 보면 저게 연상되게끔 만든 제작사도 문제가 크죠 -_-;;;
개그로 받아들이기엔 한국 남자들의 보편적 심정으론 힘들지 않을까요 -_-;;;
저같이 입영통지서만 열장 가까이 받은건 특수케이스중에 특수 케이스일테니까요 -_-a
Commented by windxellos at 2009/06/18 13:53
사실 저도 그다지 편치는 않았습니다.
Commented by NaCor at 2009/06/18 13:01
뭔가 재미난 일이 있었던 모양이군요

방금 보니 몇몇 덧글들이 센스가 넘치는군요
Commented by windxellos at 2009/06/18 13:53
아직 현재진행형일지도.
Commented by 神無月 at 2009/06/18 13:36
완전히 같은 세계관인건 확실합니다.
군대 광고에서 맨 왼쪽의 안경쓰고, 촌스럽게 생긴 여성분이 3번째 광고에서 등장합니다.
Commented by windxellos at 2009/06/18 13:55
같은 세계관인 것 같기는 합니다만, 소위 '고무신론'의 성립을 위해서는
타임 테이블과 관계 설정이라는 조건까지 충족되지 않으면 안 되는지라...(먼산)
Commented by 우마왕 at 2009/06/18 13:38
같은 세계관으로 보이던데? 다른 광고들도 잘 보시길.
Commented by Niveus at 2009/06/18 13:52
세 머리가 각각 한편씩 봐서 정보공유가 늦어진걸겁니다.
네 그런걸겁니다. -_-a
Commented by windxellos at 2009/06/18 13:56
세계관은 같은 것 같습니다. 다만 저것만으로 '고무신론'을 확정하기엔 좀... 이라는 느낌이었죠.(웃음)
Commented by 우마왕 at 2009/06/18 16:21
Niveus// 아 과연... 세 머리 깜박 했...
Commented by 이메디나 at 2009/06/18 14:15
이런 이런~ 제가 또 뭔가 만들어 낸거군요.(먼산..)
Commented by windxellos at 2009/06/19 00:52
어라, 뭔가 만들어내신 겁니까? 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메님이 배후로군요. 납득했습니다.(응?)
Commented by 딩구리 at 2009/06/18 15:30
...여자래....(풉)
로스군 이래서 인터넷은 재미있는거야...(?)
Commented by windxellos at 2009/06/19 00:52
그런가. 그래서 재미있는 것인가.(...)
Commented by 미스트 at 2009/06/18 15:32
등장인물이 중복된다는데 착안한 개그였는데
진지하게 받아들이시는 분들도 계셔서... ..... (..............)
Commented by windxellos at 2009/06/19 00:53
아, 미스트님 블로그에서 본 것이었군요. 그런데 진지하게
받아들이시는 분이 의외로 상당히 많이 계신 듯 합니다.(므음)
Commented by 고어핀드 at 2009/06/18 15:46
세 머리가 각각 남성, 여성, 중성이라는 설에
나 또한 격하게 찬성일세.
아무래도 남성 쪽 머리의 불길이 드세지 않겠는가!!
Commented by Niveus at 2009/06/18 16:47
아닙니다.
통설적으로 봐서는 역시 질투의 여자쪽이 불길은 강할것같습니다.
Commented by bookend at 2009/06/18 16:23
관계설정이야 알수 없는것이지만 각 광고의 순서는 해피포인트 홈페이지에 번호까지 붙여서 나와있다지요. = ㅂ=)/ 중간에 인턴편이 하나 끼여있긴하지만 오해하기 쉽게 만든건 맞는것 같아요.
Commented by windxellos at 2009/06/19 00:54
멘트 설정 같은 데서 오해하기 쉽게 된 것은 맞는 듯 합니다.
Commented by 건전유성 at 2009/06/18 16:46
삼두 굇수님이 여자면, 이글루의 무챰 회원들도 전부 여자... ㅎㄷㄷ
Commented by windxellos at 2009/06/19 00:55
그러고 보니 아카네님도 계시고 말이죠.(어이)
Commented by god at 2009/06/18 16:50
여자들이기 때문에 더 흥분하고 있다는 지적은 옳았습니다만 그 지적을 한 후 본인의 광고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이 써있지가 않아서 "그럼 광고 까는건 잘못된거냐"하는 반발을 낳은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windxellos at 2009/06/19 00:56
으음. 저는 애당초 그냥 그 지적만 하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말이죠.(쓴웃음)
Commented by 55 at 2009/06/18 17:24
절대평범지극정상인

같은 건 좀 어떻게 할 수 없나. 중2병 같아. 군대도 갔다 온 사람이 그래?
Commented by 고어핀드 at 2009/06/18 18:17
왜, 꼽냐?
Commented by 에인샤르 at 2009/06/18 18:51
오늘의 베프로 인정...
지나가다 들른 분이라 그 단어가 중2병의 잔재로 보이나 봅니다
Commented by Red Scarf at 2009/06/18 19:38
오늘의 베플ㅋ
정ㅋ벅ㅋ하셨네요 ㅋ
Commented by 세그위버 at 2009/06/18 23:33
이 이글루에 악플이 달리다니!! 진귀한 장면일세 ㅇㅅㅇ)=3!!
Commented by windxellos at 2009/06/19 00:57
55님// 밥은 먹고 다니십니까.(후룩)
Commented by 雪猫 at 2009/06/20 01:30
간만의 악플(짝짝짝)
근데 실은 절대평범지극정상인 뒤에도 더 있다는(...)
Commented by 지나가다 at 2009/06/18 18:23
쿨하시네요.
아 추워...
Commented by windxellos at 2009/06/19 00:57
그러고 보니 오늘은 많이 더웠죠. 좀 시원해졌으면 좋겠습니다.
Commented by KAZAMA at 2009/06/18 18:57
적절하십니다.ㅋ
Commented by windxellos at 2009/06/19 00:58
으음, 그런 것이었을까요.(웃음)
Commented by Red Scarf at 2009/06/18 19:41
1.솔직히 몇번보다보니 1번의 군대가는 분과 2-3에도 계속 등장하시는 분이
연인관계라는 생각은 조금도 안 들더군요. 사실 애인이 군대가는데 저런 소리안하잖아요;?
친구니까 아무 생각없이 내뱉는다라는 설정은 가능하지만서도.

(뭐 시크한 도시녀라서 그런다고 하더라도 CF자체에 연인삘이 안나요...;;
옆자리 안경쓴 언니가 차라리 연인관계라면 모를까나)
그러니깐 역고무신크리는 아닌 듯 하고.

2.분노할 때일수록 일점집중사가 중요하죠.이걸로 파리바게트 불매운동을[으득;]
Commented by windxellos at 2009/06/19 00:59
아무래도 그 둘이 연인관계로 잘 안 보이기는 합니다.(웃음)
Commented by 세그위버 at 2009/06/18 23:34
근데 정작 엄청 보고싶은 나는 2번과 3번 광고를 못찾아 헤메이고 있어요...해피포인트 홈피 가도 없던데 ㅠㅠ 나도 보고싶다요 ㅠㅠ
Commented by windxellos at 2009/06/19 00:59
으음. 위에 덧글 남기신 미스트님 블로그에 가보면 다 있는 걸로 안다.
Commented by hislove at 2009/06/19 01:42
좀 있으면 '현 정국을 무마하기 위해 정부에서 투자한 광고'라는 소리도 나올지 모르겠습니다.


...... 물론 진지하게 들으시면 지는 겁니다. (응?)
Commented by windxellos at 2009/06/20 19:19
과연. 그럴싸 하군요. 납득해 버릴까요.(어이)
Commented by 狂猫 at 2009/06/19 16:03
너무 행복해 이건 주어가 없어서 정치권을 따라하는 광고에 대한 반감으로 까이는겁니다.
주어를 명확히 했더라면 이렇게까진 안되었을지도 모르죠.

...그럴리가 ㄱ-
Commented by windxellos at 2009/06/20 19:20
주어가 문제가 되는 것이야말로 이 정권만의 독특한 현상인 겁니다.(응?)
Commented by 주연 at 2009/06/22 23:19
근데 저는 저 광고의 대사, 여자가 하든 남자가 하든 싫습니다. 징집이라는 것 자체가 지금 이 국가가 자신들의 권력을 위해 젊은이들 희생시키는 꼴로 밖에는 해석이 안 되서뤼...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