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코 정발판 원조비사(元朝秘史) -시간을 달리는 고려 3-

정발판 잡담 -비스코 정발판 원조비사(元朝秘史)-
비스코 정발판 원조비사(元朝秘史) -시간을 달리는 고려 1-
비스코 정발판 원조비사(元朝秘史) -시간을 달리는 고려 2-

어쩌다 보니 상당히 늦어졌습니다만, 아무튼 위 글들에서 이어집니다.

이번이 비스코 정발판 원조비사의 시나리오 분석으로는 마지막 글인 '사용자 시나리오' 관련 글입니다.
고증무시의 강도는 시나리오 3과 동등 이상이며, 난이도 또한 고려 시나리오 중 최상급이라 할 만합니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엿 먹어봐라'라는 의도로 만든 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듭니다.

아무튼, 적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원조비사의 '사용자 시나리오'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보겠습니다. 몽골편과 세계편이 분리되어
있는 원조비사에서 세계편을 선택하면 징기스칸이 몽골을 통일한 1206년에 시작하게 됩니다. 그런데
몽골 밖의 세계에서는 역사상 상당히 유명했던 인물들이 세계편 시점 바로 얼마 전에 죽어버리죠.

이를테면 살라딘(1193 사망), 리처드 1세(1199 사망), 그리고 일본인들에게는 꽤나 감정이입이 될
인물인 미나모토 요리토모(1199 사망) 등을 들 수 있겠습니다. 잘 해야 10년 내외의 타임 랙 덕분에
알 아딜이나 존 왕, 미나모토 사네토모 등으로 플레이하자니 좀 아쉽다 하는 생각이 들었는지,
코에이에서 마련한 것이 바로 사용자 시나리오입니다.

몽골편을 플레이어가 선택한 족장(테무진, 쟈무카, 토오리르 칸, 다얀 칸)으로 클리어하면 세계편으로
이행하면서 그 시점의 데이터를 사용자 시나리오로 등록할 수 있는데, 이 때 등장하는 군주들이 바로
저 살라딘, 리처드 1세, 미나모토 요리토모, 프리드리히 1세 바르바로사 등이죠. 군주 분포를 보자면
대략 몽골편 시작 시점에서 멀지 않은 1184년-1189년 정도를 기준으로 잡은 듯 합니다.

몽골편을 플레이어가 클리어할 경우 대개 1206년보다 빠른 시점에서 클리어하므로 대충 말이 된다는
설정인 듯 합니다만, 1206년보다 늦게 클리어해도 저들이 군주로 있는 것은 변함없으니 딱히 걱정은
없습니다. 등장 군주들의 매력이라는 점에서 보면 오히려 시나리오 2보다 나은 점이 많죠.

그리고 여기서도 어김없이 고려는 등장합니다.

일본 원판의 고려 데이터는 다음과 같습니다.

능력치 순서는 이전의 글들과 마찬가지로 정치력, 전투력, 지휘력, 매력, 체력(최대 15) 입니다.

군주
명종 DCCB 13

정치고문
최충헌 CCBD 14

재야인재
이규보 CDDB 11


군주가 명종인 것을 제외하면 시나리오 2와 같은 구성입니다. 1180년대 기준이라면 명종이 왕인 것이
맞으니 딱히 고증에 어긋나는 점은 없으며, 사실 명종의 능력도 저 정도면 크게 문제없어 보입니다.
정치를 C정도 줬으면 싶기도 하기는 합니다만, 사실 명종이 명군이라고 부르기는 어려운 군주니 말이죠.

다음으로, 비스코 정발판 사용자 시나리오의 고려 데이터는 아래와 같습니다.

군주
원종 DEDC 11

정치고문
배중손 CCBD 12

휘하무장
민희 ECCC 10 41
노영희 DBCC 11 47
김통정 ECCC 11 42
김방경 CBCC 12 40

재야인재
신돈 BEDD 10 42


원종과 배중손, 노영희와 김통정 등에서 알 수 있듯이, 삼별초 항쟁기를 기준으로 한 인물 편성인 듯
합니다. 지난 번 글에서 '무리하게 공민왕이나 이성계를 넣느니 차라리 삼별초를 넣으라'는 말을 했는데,
정작 넣으면 좋았을 시기에는 넣지 않고, 생뚱맞게 이 사용자 시나리오에서 삼별초를 넣은 것이지요.

그런데 이게 사실 참 모양새가 우습게 되는 것이, 위에서도 말했다시피 사용자 시나리오는 정상적인
세계편보다 좀더 이전 시점을 기준으로 잡고 있습니다. 그래서 고려도 원판에서는 희종보다 앞 시점의
왕인 명종이 나오죠. 그런데 정작 정발판에서는 시나리오 2에서 고종을 내보냈으면서 시나리오 2보다
앞선 시점으로 비정되는 사용자 시나리오에서는 고종의 아들인 원종을 내보낸 겁니다.

더군다나 시나리오 2에서 고종의 아들로 원종을 만들어 놓기까지 했으면서 말이죠. 더 황당한 건, 문제의
시나리오 2에서 고종의 아들로 등장하는 원종과 사용자 시나리오에서 등장하는 원종은 이름과 얼굴은 같은
주제에 능력치가 다릅니다. 이쯤 되면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해놓은 것인지 아리송해질 따름이지요.

짐작컨대, '고려의 대몽항쟁'을 부제로 뽑았으니 고려가 항쟁한 시기로 잡자고 해서 원나라에 뻗댄 시기를
찾다 보니 고종, 삼별초, 공민왕이 나왔는데, 고종을 2에, 공민왕을 3에 넣으니 남은 삼별초는 대충 사용자
시나리오에 넣어버린 듯도 합니다만, 그 결과 시대 고증이 완전히 뒤죽박죽으로 엉켜버린 셈이라 저로서는
좋게 평하기가 아무래도 어렵습니다.

아무튼 그래서 능력치 평가 말입니다만, 정말 냉정하게 줬습니다. 다른 시나리오에 비해서 약간 납득이 힘들
정도로 후려친 능력치가 많고, 전체적으로 클리어하기 어렵게 되어 있지요. 하나하나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일단 군주인 원종 말입니다만, 시나리오 2에서 고종의 아들로 나올 때는 CCCB로 그럭저럭 괜찮습니다만,
이 시나리오에서는 보시다시피 DEDC입니다. 일단 전투 E에 지휘 D라 하니 전쟁에 써먹을 수 없는 능력임은
명약관화합니다만, 그 정도가 다른 시나리오의 고려 군주들보다 좀더 심각합니다.

다른 능력치도 마찬가지이지요. 앞 글에서도 말했다시피 정치력은 명령의 실행 코스트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습니다. D면 낮은 축이라 코스트가 상당히 높게 들죠. 그런데 원종의 체력은 겨우 11. 이래서는 큰 명령
하나를 실행하면 자투리 체력만 남아서 실질적으로는 한 턴에 하나 이상의 큰 명령을 수행하기가 힘듭니다.

선택 가능 군주 중 가장 능력이 나쁜 축에 속하는 영국 존 왕의 경우 DCCE로 역시 정치가 D이지만 체력이
15로 설정되어 있기에 그나마 큰 명령 두 번쯤은 무리없이 실행 가능한 것과 비교해 보면 수치 차이는 겨우
4라고 해도 그 실질적인 차이가 너무 큽니다. 더군다나 다른 시나리오의 고려 군주는 그나마 매력수치가 B
정도로 할당되어 있었지만 원종은 C이기 때문에 반란의 위험성이 좀더 높다는 문제 또한 있습니다.

항복한 군주라는 핑계로 능력을 낮게 준 것인지도 모릅니다만, 원종은 몽골의 제위분쟁 시점에서 후일의
승자가 되는 쿠빌라이 쪽으로 줄을 잘 타기도 했고, 이런저런 교섭 끝에 적어도 구 제도의 변경은 최소화
하는 수준으로 큰 무리 없이 항복교섭을 인도한데다 주변 세력을 규합해 오랜 무인정권을 쓰러트린 경력도
있는 터, 냉정하게 준다 해도 정치 C, 매력 B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 싶은데 다소 아쉽습니다.

실제로 정발판이 아닌 원판에서도 원종에게는 CCCB를 할당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굳이 이 사용자
시나리오에서 능력치를 훨씬 더 쓸모없게 깎은 데서는 뭐랄까, 어쩌면 약간의 악의가 개입된 것은 아닌가 하는
기묘한 생각까지 간혹 들게 만들죠.

또 하나의 문제라면 시작 시점에서 원종의 나이가 50이 넘는다는 점입니다. 여기에 더해 자식도 없죠.
속히 자식을 만들어야 후대를 이을 수 있는데, 원종의 체력도 모자란데다 고려의 공주는 후궁 명령의
성공 난이도도 높은데다 임신 확률도 낮아 기본적인 조건이 나쁜데다, 원종의 능력치까지 낮다 보니
후궁 설득은 더더욱 어려워지죠. 정말이지, 이 악조건 하에서 후계자 만들기가 은근히 골치아픕니다.
그러나 원종의 나이로 볼 때 후계자 생산은 필수라고밖에는 할 수 없으니 안 할 수도 없지요.

다음은 장군들 이야기입니다만, 이들은 평균적으로 능력치도 낮은데다 수치를 대충 매긴 듯한 혐의까지 있습니다.

일단 정치고문인 배중손. 원판에서 이 시나리오에 배치된 최충헌과 완전히 같은 능력 구성으로, 체력만 12로
최충헌보다 낮습니다. 도무지 이렇게 매긴 근거를 찾을 수가 없는 터라 성의 없이 최충헌의 능력을 대충 가져다
쓴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죠. 애당초 난의 주동자이면서 매력이 D라는 것부터가 좀 수상합니다.

삼별초가 전 항쟁 기간 동안 나름 상당한 내부 단결력을 보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더더욱
이해하기 힘든 일이죠. 차라리 정치를 낮추고 매력을 더 높게 주는 편이 나았을 겁니다.

민희는 제가 아는 그 사람이 맞다면 서경 순무사로 있으면서 다루가치를 습격하려 했던 일이 있는 사람인데,
그렇다면 사실 시대를 잘못 끼어든 인물입니다. 이 사람은 삼별초 시점에서 훨씬 이전인 최항 시기에 유배를
가 버린 뒤 종적이 없으니 말이죠. 차라리 승화후 온이라도 넣지 왜 넣은 건지 알 수 없습니다. 능력도 낮고요.

노영희는 삼별초 지휘관 중 한 명인데, 그래도 그나마 그냥저냥한 능력치를 보여줍니다.
물론 이 사람만 삼별초 지도자 중 유독 전투가 B인 이유나 근거는 도무지 알 수 없습니다.

김통정 역시 삼별초 지휘관 중 한 명인데, 일본 원정을 준비하던 몽골 주둔지를 습격하기도 했고 삼별초
항쟁의 최후 단계를 지휘했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능력치를 다소 낮게 주었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듭니다.
더군다나 성의 없이 준 듯한 모양새도 있고 말이죠. 이래저래 좀 아쉽습니다.

김방경은 이 시나리오의 고려 무장 중 가장 좋은 편입니다. 원판의 DBCC에 비하면 능력도 좋아졌고 얼굴도
새로 그려졌지요. 이 인물은 이 정도면 그래도 그러려니 싶습니다. 다만 삼별초 항쟁 시점이었다면 상당한
노장으로 설정했어야 옳을 터인데 달랑 40세로 설정했더군요. 뭐 이미 고증이 하늘로 날아가버린 시점에서
나이를 40으로 설정한 정도야 이런들 어떠하고 저런들 어떠하리 싶습니다만.(...)

지금까지의 인물 설정도 뒤죽박죽에 황당한 수준이지만 재야인재는 더더욱 황당합니다. 무려 신돈.
능력치 설정은 그렇다 치고, 대체 이 인물이 왜 여기서 느닷없이 재야인재로 툭 튀어나오게 한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차라리 공민왕 시나리오로나 밀지 말입니다. 여하간 기이한 일입니다.

능력치를 전반적으로 평하자면, 좀 오버해서 높게 준 듯한 정발판 시나리오 3은 고사하고, 군주나
부하들이나 냉정하기는 해도 크게 무리있어 보이지는 않았던 원판, 혹은 정발판 시나리오 2의 설정과
비교해 보아도 다소 낮게 후려친 듯한 능력치로 보입니다.

특히나 원판보다도 더더욱 쓸모없는 수준으로 깎아버린 원종의 능력치는 참 할 말이 없게 만들죠.
시나리오 3에서 지나치게 높게 준 것에 대한 일종의 반동일까요, 아니면 단순한 무성의일까요.

전체적으로 보자면 일단 기본 설정 자체가 고증 무시인데다 사람들의 시대가 뒤죽박죽 뒤섞여 있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왜곡도는 시나리오 3과 맞먹습니다만, 그나마 수치조차 시나리오 3에 비하면 훨씬
떨어지는데다 할당에 들인 성의까지 더 모자라 보이는 능력치 설정은 더더욱 플레이어의 김을 빠지게
만듭니다. 뭐랄까, 전체적으로 고증의 성의가 가장 낮아 보인달까요.

더불어 군주인 원종의 낮은 능력치와 어려운 상황, 부하 장수들의 낮은 능력치, 강력한 주변국 등 여러 상황을
두루 감안하자면, 이 시나리오야말로 비스코 정발판 원조비사 중 가장 난이도가 높으며 더불어 가장 성의없이
만들어진 고려 시나리오가 아닌가 합니다.

요약하자면

1. 고려 시나리오의 고증은 역시 엉망이며, 들인 성의도 전 시나리오 중 가장 낮아 보인다.
(인물들의 시기도 뒤죽박죽인데다 시나리오 2와 타임 테이블이 정면으로 어긋난다는 점, 원종의
능력치가 두 시나리오에서 따로 논다는 점, 박약한 근거로 대충 매긴 듯한 부하 장수들의 능력치
등, 고증 자체가 문제 있음에 더하여 성의까지 없어 보인다.)

2. 굳이 삼별초를 여기 넣은 이유를 생각해 보면, '고려의 대몽항쟁' 이라는 주제에 맞추어 항전
시기 3개를 뽑다 보니 갈 데 없어진 삼별초 시나리오가 여기로 들어오게 되었다는 짐작이 든다.

3. 정치 D에 체력 11이라는 극악한 능력 배분으로 대표되는 원종의 낮은 능력치와 50대라는 많은
나이, 후계자 만들기의 어려움, 평균적으로 낮은 부하 능력치 등 전체적인 조건이나 스펙상으로는
전 시나리오 중 고려로 플레이하기가 가장 어렵다.


라는 것 정도가 되겠습니다.



-절대평범지극정상인-



P.S : 아무리 생각해도 원조비사 룰 하에서 (그것도 원판보다 깎아 가면서)군주에게
정치 D에 체력 11을 할당한 것은 너무했습니다. 수치를 교묘히 배분한 것 같지만 이건
결국 실질적으로는 가장 써먹기 어려운 축에 속하는 군주라니까요.(후룩)

by windxellos | 2009/01/28 01:32 | 게임잡담 | 트랙백 | 덧글(8)

트랙백 주소 : http://windxellos.egloos.com/tb/4827311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카호 at 2009/01/28 06:47
삼국지 시리즈의 유요나 엄백호급의 군주겠군요. ㅎㅎ
그러고 보면 원조비사는 클리어를 해본적이 한번도 없다는..
Commented by windxellos at 2009/01/29 00:54
상당히 살아나가기 힘든 군주죠. 속히 비교적 능력이 되는
후계자를 얻어 국왕을 교체하지 않으면 앞날이 어둡습니다.
Commented by 自重自愛 at 2009/01/28 10:47
김방경은 삼별초 전투 당시 이미 60이 넘었었는데..... 공민왕대 인물을 넣으려거든 신돈 대신 최영을 넣을 일이지..... -o-;;;;
Commented by windxellos at 2009/01/29 00:55
최영은 시나리오 3에서 부하무장으로 등장하니 말이죠. 개인적으로는 한국 쪽 스탭
중에 신돈 팬이 있었나 싶기도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삼별초 시기로 설정한 곳에서
느닷없이 신돈이 튀어나올 이유를 도무지 찾을 수 없으니 말이죠.
Commented by 햏자 at 2009/07/28 09:24
어느 나라건 상인만 자주 오면 난이도 쉽습니다.
Commented by 뭐하나물어봄 at 2010/05/19 12:01
음 후궁 하트꽉채우면 임신할확률이어느정도
임신기간은 1년이엿던가요?
그리고 늙으면 임신못함?
Commented by 상인 시스템 at 2012/05/13 07:27
너무 사기인듯 합니다. 헥스에디터로 시세 올라가거나 떨어지는 수치를 조정할수 잇는 방법이 없을까요?
Commented by windxellos at 2012/05/17 07:57
에디터는 안 써봐서 잘 모르겠네요.

:         :

: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