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코 정발판 원조비사(元朝秘史) -시간을 달리는 고려 2-

정발판 잡담 -비스코 정발판 원조비사(元朝秘史)-
비스코 정발판 원조비사(元朝秘史) -시간을 달리는 고려 1-

에서 이어지는 포스팅입니다.

지난 번 글에 이어 이번에는 시나리오 3, 1271년 시나리오에 대해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능력치 배열 순서는 지난 번과 동일하게 정치력, 전투력, 지휘력, 매력, 체력(최대 15) 순입니다.

일단 일본 원판의 고려 구성은 이렇습니다.

군주
원종 CCCB 10

정치고문
없음

재야인재
김방경 DBCC 10


이번에도 능력치는 그럭저럭 인정할 만한 수준입니다. 김방경은 조금 더 잘 줘도 좋았겠는데
싶기야 하지만, 전체적으로 원조비사의 능력치 할당이 좀 짠 편임을 생각하면 사실 납득 못할
수준은 아니죠. 저게 그래도 4에서보다는 잘 준 편이라고 봐야 할 겁니다. 다른 인물도 많은데
코에이가 굳이 김방경을 택한 이유라면 역시 그가 쿠빌라이의 일본 원정에 참전했기 때문일까요.


다음으로, 비스코 정발판 1271년 시나리오의 고려는 아래와 같습니다.
미리 적어두자면, 1206년 시나리오에 비해 왜곡 강도가 한층 업그레이드되었습니다.

군주
충숙왕 CCCB 12

정치고문
없음

휘하무장
최영 DAAC 11
이성계 BAAB 13

왕자
충혜왕 EEDC 12
공민왕 BCBA 13

재야인재
최무선 DBCC 11


...너무 태클을 걸 구석이 많아 어디서부터 태클을 걸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시나리오 2의 경우 통째로 시대를 끌어내렸다 해도 그 오차는 30년이 안 되며, 최소한 군주부터 인물들까지 고려 안에서는 전부 시대가 맞다고 보아 줄 수 있기는 합니다.(최충헌만 약간 어긋나는 느낌이지만 끌어내린 연대를 그가 살아 있었던 시점으로 가정하면 몽골 침입과 다소 시차가 날 뿐, 아주 안 될 것도 없습니다.)

그런데 시나리오 3은 일단 충숙왕이 태어나지도 않은 시점에 충숙왕을 군주로 했고, 충숙왕의 즉위년도로 계산해 보아도 최소 40년 이상의 오차가 있는데 충숙왕의 나이를 50세로 설정해 두고 있으니 재위 직후로 설정한 것이 아니라는 점까지 감안하면 그 오차는 필시 50년 이상입니다. 거기에 보면서 더더욱 이마를 짚게 만드는 것은 바로 저 50세라는 충숙왕의 나이입니다. 충숙왕의 생몰년도는 1294-1339, 즉 50세 전에 죽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게 50세로 설정한 저 나이를 보고 있자면 한숨만 나오죠. 연표라도 찾아볼 것이지 말입니다.

사정이 그러하니 왕자들인 충혜왕과 공민왕의 고증 역시 날아다닙니다. 일단 이 때 이들이 태어나지 않았음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둘 중 연장자인 충혜왕만 해도 1271년에서 40년 넘게 지나야 태어납니다.), 둘 사이의 나이 차는 10년이 넘는데도 불구하고 게임에서는 2살 차이로 어물쩍 넘어가 버렸지요.


휘하무장으로 들어가면 더더욱 어이가 없어지게 되는데, 최영, 이성계에다 재야인사인 최무선까지 모두 충숙왕대의 인물이 아니죠. 무장들의 활동 연도에 대한 추정 오차폭은 국왕의 그것보다도 훨씬 큽니다. 최영과 이성계는 1271년 시점에서 아직 태어나지 않았음은 물론이거니와, 애당초 충숙왕대에 활약한 인물도 아니거든요.

이들 둘은 적어도 공민왕대 즈음은 들어가야 활약이 보이기 시작하며, 특히 이성계의 가문 자체가 충숙왕대에는 아직 고려에 속해 있지 않았죠. 최무선은 앞의 둘보다 더 뒤에 등장하는데 이들을 전부 충숙왕대 인물로 묶어버린 기괴한 센스는 보는 자의 어이를 빼놓기에 충분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왕자가 공민왕인 것으로 보아 최영과 이성계가 공민왕과는 동시대이니 같이 활약하라고 넣어준 것인가 싶기도 하지만, 최무선은 훨씬 더 내려가 우왕 대에나 활약하니 역시 문제입니다.

고려에 할당된 인물 개개인의 지명도는 1206년 시나리오의 인물보다 훨씬 높고 능력도 후하게 준 편이지만 시대고증면에서는 외부적으로는 물론이요 내부적으로도 군주 따로 휘하장수 따로 재야인재 따로 하는 식으로 시대가 전혀 안 맞는, 그야말로 엉망진창의 극한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1206년의 고려는 적어도 내부적으로는 얼추 시대가 맞았으니(고종대의 인물들을 그대로 떠내어 1206년으로 옮겨둔 듯한 느낌) 그보다도 못하다고 해야겠지요.


능력치 할당에 대해서는, 일단 1206년 시나리오보다 훨씬 좋게 설정되어 있지만 오히려 고증면에서는 더더욱 의심을 가게 합니다. 1206년 시나리오의 고려 무장들은 한두 구석을 제외하면 비교적 냉정하게 객관적인 능력치를 받았다고 여겨집니다만, 이쪽은 후하게 주기는 하였으나 그게 또 너무 높게 준 듯한 인플레의 혐의까지 있어서 '그냥 대충 높게 주고 땡치자' 라는 마인드로 성의없이 한 것이 아닌가 싶어지거든요.

충숙왕이야 뭐 그러려니 하겠습니다만, 문제는 휘하 장수들입니다.

최영과 이성계는 전투와 지휘에 전부 A를 받고 있는데, 아무리 한국인의 눈으로 에누리를 하고 봐도 이건 좀 오버스펙이죠. 게임 내 기본 인물 중에서 둘 다 A를 받는 인물이 오로지 징기스칸뿐임을 생각해 보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참고로 원조비사에서 다루는 시대에 등장하는 인물들 중 전쟁 쪽으로 비교적 이름이 있는 사람들의 전투, 지휘 능력은 다음과 같습니다.

칭기즈칸 : 전투 A, 지휘 A
리처드 1세 : 전투 A, 지휘 B
살라딘 : 전투 B, 지휘 A
프리드리히 1세 : 전투 B, 지휘 B
미나모토 요시츠네 : 전투 A, 지휘 C
필리프 2세 : 전투 B, 지휘 B
고오리 : 전투 B, 지휘 A
바이바르스 : 전투 A, 지휘 C
제베 : 전투 A, 지휘 B
수부타이 : 전투 A, 지휘 C
바얀 : 전투 A, 지휘 B


여기에다 대고

최영 : 전투 A, 지휘 A
이성계 : 전투 A, 지휘 A


라고 하면 솔직히 좀 그렇죠. 물론 두 선조분의 능력을 폄하하는 것도 아니고 수많은 실적을 무시할 생각도 없습니다만, 역시 오버스펙이 아니라고는 도저히 말 못하겠습니다. 능력은 좋게 주었지만 아무리 봐도 적정 수준 이상인데다 성의가 없어 보인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는 1206년보다도 못한 설정이라고 봅니다.

재야인재인 최무선은 개인적으로는 군인이라기보다는 기술자에 가깝다는 이미지인데, 제작사 측에서는 직접 왜구와 싸워 적지 않은 전과를 거둔 것을 높이 평가하는 것 같습니다. 전투가 높죠. 다만 원판 1271년 시나리오의 재야인재인 김방경과 능력 배열이 완전히 동일(DBCC)하다는 점에서 역시 약간 대충 넘긴 듯한 기미가 보이기는 합니다.(참고로 최무선은 후속작인 4pk에서도 마이너 국가 무장 치고는 그럭저럭 괜찮은 능력을 보여줍니다. 일본 게임이라 역시 일본의 왜구에게 대승한 부분을 높이 쳐 준 것일까요.)

왕자 둘을 보면, 충혜왕은 확실히 오버스펙입니다. 저 능력치로 무슨 오버스펙이냐고 하실지도 모릅니다만, 개인적으로 보기에는 확실히 오버스펙입니다. 저는 충혜왕의 매력이 무려 C나 된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습니다.(어이) 공민왕의 경우에는 능력치를 살짝 더 얹어 준 듯한 감은 있지만 그래도 최영이나 이성계처럼 아주 오버스펙인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다만 반란이 빈발했다거나 암살로 치세를 마감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력 A는 좀 높은 듯한 감도 듭니다. B 정도가 적정선일 듯 싶네요.


오버스펙이니 뭐니 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역시 1271년 시나리오는 비스코 정발판 시나리오 중에서 그나마 고려로 가장 해볼 만한 시나리오입니다. 일단 장수들이 좋으니까요. 다만 충숙왕이 50세인 것이 좀 미묘합니다만, 시작하자 마자 충숙왕을 싸구려 부대 하나 딸려 원정보내 죽여버리고 공민왕에게 대를 잇게 하면 간단합니다.

공민왕은 충숙왕에 비하여 능력치도 훨씬 우수하고 나이도 15세로 설정되어서 플레이가 한결 쾌적해지지요. 휘하 무장 설정을 보아도 비스코 역시 이 시나리오에서 충숙왕보다는 공민왕을 주인공으로 보는 듯하고 말입니다. 접경국인 원이 대국이기는 합니다만, 어차피 원조비사에서는 원군이라든가 양면출격 같은 개념이 없기 때문에 차근차근 상대의 전력을 깎아나가다 보면 사실 그렇게까지 어려울 것도 없습니다.

다만 시대를 왜 이렇게 무리하게 뒤로 끌어당겨 놓았는가가 의문인데, 이 역시 1206년 시나리오처럼 '고려의 대몽항쟁' 이라는 고쳐 쓴 국내판 부제 때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원래 이 때의 고려 왕인 원종은 원에 항복한 왕이고, 고려가 이후 원에 정면으로 군사력을 투사하여 반발하는 것은 한참 지난 뒤인 공민왕 때의 일이니까요.

출륙하여 항복한 원종보다는 적극적 반원정책을 펼쳤던 공민왕이 '고려의 대몽항쟁' 이라는 고쳐 쓴 부제에는 아무래도 훨씬 어울리겠죠. 다만, 개인적으로는 차라리 원래 시대에 맞춰 원종을 왕으로 해두는 대신 휘하무장으로 삼별초를 넣어 주었어도 주제에 크게 어긋나지는 않았을 듯하니 역시 삽질이 아닌가 싶습니다만.

요약하자면

1. 고증 면에서 1271년 시나리오의 고려는 같은 비스코
정발판의 1206년 시나리오보다도 한층 더 문제가 있다.
(실제 역사와의 시간차도 1206년 시나리오보다 훨씬 크다, 내부적으로는 비교적 잘
맞았던 1206년 시나리오와는 달리 각 인물의 시대설정이 내부적으로도 중구난방이다.
오버스펙 부분을 포함해 능력치를 상당히 성의없이 대충대충 할당한 혐의가 있다.)

2. 1206년 시나리오와 마찬가지로 부제로 삼은 '고려의 대몽항쟁' 에 지나치게 얽매여 무리하게
반원 자주파 공민왕을 주인공으로 쓰려다가 오버한 듯한 혐의가 있다.(그리고 역시 삽질로 보인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펙상으로 보면 1206년의 고려보다는 훨씬 해볼 만하다.
(충숙왕만 미리 보내놓으면)


라는 것 정도가 되겠습니다.


다음 글이 마지막인 사용자 시나리오 이야기가 되겠군요. 더더욱
확실하게 시간을 달려 주는 우리의 고려를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어이)




-절대평범지극정상인-

by windxellos | 2009/01/14 01:20 | 게임잡담 | 트랙백(1) | 덧글(12)

트랙백 주소 : http://windxellos.egloos.com/tb/4812573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Tracked from 절대평범지극정상인의 얼음집 at 2009/01/28 01:32

제목 : 비스코 정발판 원조비사(元朝秘史) -시간을 달리는 ..
비스코 정발판 원조비사(元朝秘史) -시간을 달리는 고려 2- 어쩌다 보니 상당히 늦어졌습니다만, 아무튼 위 글들에서 이어집니다. 이번이 시나리오 분석으로는 마지막 글인 '사용자 시나리오'관련입니다. 고증무시의 강도는 3시나리오와 동등 이상이며, 난이도 또한 고려 시나리오 중 최상급이라 할 만합니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엿 먹어봐라'라는 의도로 만든 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듭니다. 아무튼,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일단 원조......more

Commented by 백년초 at 2009/01/14 01:40
그냥 고려를 강하게 만들고자 하는 일념으로 고증무시하고 수정한 거라곤 해도......
일본도 최소한의 양심으로 미야모토 요시츠네를 A,C로 했는데..
Commented by windxellos at 2009/01/15 13:24
잘 준 거라기보다는 대충 준 것이 아닌가 해서 미묘합니다.(므음)
Commented by 무슨 at 2009/01/14 08:36
한국에 대한 자부심이 전혀 없는 사람이네

일빠짓 적당히 하세요^^
Commented by kirhina at 2009/01/14 08:49
아이쿠, 여기도 이런 덧글이 달리는군요. ㅜ_ㅜ;;
고생 많으십니다, windxellos님.
Commented by 엘레시엘 at 2009/01/14 13:22
자부심과 과대망상은 구분되어야 할 요소랍니다.

자뻑짓 적당히 하세요^^
Commented by windxellos at 2009/01/15 13:25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자부심은 헛것일 뿐이죠.
Commented by 시무언 at 2009/01/14 13:01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

여하간 원조비사하면 저 고려의 대몽항쟁이라는 제목만 생각나게 되더군요-_-
Commented by windxellos at 2009/01/15 13:26
사실 원조비사의 제목부터가 몽골이 주인공임을 뻔히 보여주고 있는데 말이죠.(웃음)
Commented by 건전유성 at 2009/01/15 01:09
신돈은 안 넣어주나요;;; 내일 점심시간에 회사에서 걸어서 10분 안 걸리는 공민왕 사당이나 가 볼까..........
Commented by windxellos at 2009/01/15 13:26
신돈 나오긴 나옵니다. 뜬금없는 곳에 들어가 있어서 문제긴 하지만요.(...)
Commented by 허허 at 2016/01/25 11:14
이성계가 얼마나 뛰어난 무장인지 모르나본데.....
Commented by 벡마좀타보자 at 2018/09/10 01:58
어이가 없군요 서양사 위주라 서양인들의 과대평과는 그냥 넘어가셨고 또 미나모토 요시쓰네같은 필부를 저기 넣는것 자체부터가 말이 안되는데.. 최영은 일찌기 중국전체에서 백마장군으로 이름이 높았고 이성계는 그 보다 더하면 더햇지 덜하진 않았음.. 오버스펙은 일본쪽이 가장 심합니다.

:         :

: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