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코 정발판 원조비사(元朝秘史) -시간을 달리는 고려 1-

정발판 잡담 -비스코 정발판 원조비사(元朝秘史)-
여기에서 나중에 하기로 했던 고려 등장인물 관련 포스팅입니다.
은하영웅전설 포스팅이라든가 뭐라든가 하는 사이에 뒤로 밀려버렸군요.

일단 비교를 하기 전에 미리 기본적인 사항을 적어두겠습니다.

원조비사에서는 인물의 능력치로 정치력, 전투력, 지휘력, 매력이 있고, 각각 A, B, C, D, E의 5단계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C 정도면 평범한 능력이지요. 그 외에 '체력' 이라는 요소가 있는데, 기본적으로는
내정 명령 횟수와, 그리고 멀리는 수명과도 관계가 있기 때문에 군주에게 특히 중요한 능력입니다.

시나리오 2, 1206년 시나리오에서 원판을 보면 고려의 설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능력치는 순서대로 정치력, 전투력, 지휘력, 매력, 체력입니다.(체력은 최대 15)

군주
희종 CCCC 10

정치고문
최충헌 CCBD 14

재야인재
이규보 CDDB 11


고려가 플레이어블 군주가 아니다 보니 휘하무장은 딱히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저 정도면
능력치 준 건 그냥저냥 무난하지 않나 싶은 수준. 다만 최충헌 매력이 좀 낮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나름 60년 정권의 시조인데 말이죠.

또 하나. 여기에는 나이를 따로 안 적었지만, 희종과 최충헌의 나이는 실제 연표와 비교해도 맞는데
이규보가 원래보다 어리게 나옵니다. 이규보는 1168년생이므로 1206년 시점에서는 30대 후반인데,
20대 후반으로 나오더군요.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스케일만 커졌지 마이너한 국가의 인물 관련 설정은
훨씬 더 대충 한 것이 아닌가 싶은 4보다 오히려 정확한 구석이 많습니다.


다음은 비스코 정발판 1206년 시나리오의 고려입니다.

군주
고종 CCDB 12

정치고문
최충헌 CCBD 14

휘하무장
김경손 CBCB 13
박서 EBCC 11
김윤후 DCBB 11
임유무 DCCE 10

왕자
원종 CCCB 12

재야인재
이규보 CDDB 11


고종의 즉위년이 1213년이니 일단 감점. 덧붙여 나이도 틀립니다. 1192년생인데 20세로 나오죠.
다른 장수들도 다 고종 때 사람입니다. 물론 시차가 그렇게까지 크지 않다 보니 이들이 1206년
시점에도 살아 있었을 가능성은 높습니다만, 기본적으로 다들 고종 시대에 활약상이 보이거나
현달한 인물이라는 게 문제라면 문제죠.

아무래도 이 게임의 부제를 '고려의 대몽항쟁'으로 바꾸려다 보니 반쯤 억지로 고려의 상황을
전체적으로 몽골 침입 개시 시점까지 뒤로 당겨놓으려 한 듯한 혐의가 짙습니다. 몽골 침입은
고종 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니 말이죠. 다만, 개인적으로는 괜히 멀쩡한 인물이나 시대상들을
억지로 왜곡까지 해 가면서 그럴 것이 있나 싶습니다.

차라리 왕은 원래대로 희종으로 두고 왕족으로 고종을 넣은 뒤 다른 인물들을 그대로 넣었으면
나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대몽항쟁기라면 부하장수로는 최이를 빼놓을 수 없는데 말이죠.
임유무를 넣느니 차라리 최이를 넣는 편이 더 적당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능력치들을 보자면, 일단 군주인 고종의 능력치는 평범한 수준입니다. 정치가 C인데 체력이 12라는
게 좀 모자란 감은 들지만요. 이게 무슨 소리냐면, 원조비사는 정치력에 따라 명령에 들어가는 체력
코스트가 각각 다릅니다. 높을수록 적게 들죠.

예를 들어 정치력 A인 필립 2세는 '원정' 명령에 드는 체력이 4인 반면 정치력 E인 리처드 1세는
'원정'에 드는 체력이 8입니다. 해서 필립 2세는 체력 12, 리처드 1세는 체력 15지만 한 턴에 실행할
수 있는 명령 숫자는 오히려 필립 2세가 압도적으로 많지요.

아무튼, 이런 룰 하에서 정치 C에 체력 12는 약간 모자란 감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다만 매력이 B다 보니 부하들의 배신 가능성이 비교적 낮은 점은 장점이죠.

장군들 능력은 전체적으로 보자면 '아주 납득하기 어렵지는 않지만 조금 더 높게 줘도 괜찮았을 것 같다'
정도랄까요. 나이야 휘하무장 전원이 생년 미상이니 이렇다 저렇다 말하기가 어렵지만요.

김경손이 저 중 제일 쓸만한 편이고 능력치도 저 정도면 잘 준 편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박서의 경우는
한미한 출신의 무관이 아니라 부친이 호부상서였고 박서 본인도 문하평장사까지 지냈던 걸 생각해 보면
정치력 E는 좀 심하지 않은가 싶습니다. 귀주성 장기 항전을 생각해 보면 지휘도 좀 더 줘도 될 듯 한데
말이죠. 김윤후도 수사공우복야까지 지냈는데 정치 D라는 게 좀 미묘. 아버지인 임연을 제치고 홀로 나온
임유무는... 뭐 그 행적을 생각해 보면 저것도 그냥저냥 괜찮지 않나 싶습니다.

아들로 나오는 원종은 고종의 나이가 엉망이니만큼 역시 시간을 달리는 캐릭터. 원래 1219년생이거든요.
능력치는 고종과 크게 차이 없습니다. 다만 원종과 관련해서 가장 황당한 부분은 다른 데 있습니다만, 이
부분은 뒤에 이야기하겠습니다.

아무튼, 고려의 게임상 지정학적 위치가 좀 어려운 축에 속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시나리오 2에서
장군들 능력치가 아주 못 써먹을 수준은 아닙니다. 시나리오 2의 다른 플레이어블 국가와 비교해 봐도
사기급이라고밖에는 할 수 없는 몽골만 제외하자면야 고려 장수들이 특별히 많이 나쁜 건 아니죠.

다만 군주의 능력이 당 시나리오의 여타 플레이어블 국가에 비해 낮은 편에 들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DCCE의 능력치를 자랑하는 앙주조의 존 왕에 비하면 훨씬 나은 상황입니다. 고종의 나이도 20세로
젊게 설정돼 있고 아들까지 있어서 초반만 잘 넘기면 비교적 안정적인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요약하자면,

1. 원판은 비교적 역사 고증에 충실한 편인데 정발판이 오히려 시대고증면에서 엉망이라는 것.

2. 부제로 삼은 '고려의 대몽항쟁'을 내세우느라 일부러 시간을 당겨 반쯤 억지로 시나리오 2의 고려를
고종대로 설정해 둔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아무리 봐도 삽질.)

3. 시나리오 2의 고려는 그래도 나름 해볼만한 국가.


라는 것 정도가 되겠습니다.


어째 이쪽도 미묘하게 글이 길어지는 관계로 다른 시나리오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하도록 하겠습니다.



-절대평범지극정상인-

by windxellos | 2009/01/13 01:27 | 게임잡담 | 트랙백(2)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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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절대평범지극정상인의 얼음집 at 2009/01/14 01:21

제목 : 비스코 정발판 원조비사(元朝秘史) -시간을 달리는 ..
정발판 잡담 -비스코 정발판 원조비사(元朝秘史)- 비스코 정발판 원조비사(元朝秘史) -시간을 달리는 고려 1- 에서 이어지는 포스팅입니다. 지난 번 글에 이어 이번에는 시나리오 3, 1271년 시나리오에 대해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능력치 배열 순서는 지난 번과 동일하게 정치력, 전투력, 지휘력, 매력, 체력(최대 15) 순입니다. 일단 일본 원판의 고려 구성은 이렇습니다. 군주 원종 CCCB 10 정치고문 없......more

Tracked from 절대평범지극정상인의 얼음집 at 2009/01/28 01:34

제목 : 비스코 정발판 원조비사(元朝秘史) -시간을 달리는 ..
비스코 정발판 원조비사(元朝秘史) -시간을 달리는 고려 1- 비스코 정발판 원조비사(元朝秘史) -시간을 달리는 고려 2- 어쩌다 보니 상당히 늦어졌습니다만, 아무튼 위 글들에서 이어집니다. 이번이 시나리오 분석으로는 마지막 글인 '사용자 시나리오'관련입니다. 고증무시의 강도는 3시나리오와 동등 이상이며, 난이도 또한 고려 시나리오 중 최상급이라 할 만합니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엿 먹어봐라'라는 의도로 만든 건 아닐까 하는 ......more

Commented by Master-PGP at 2009/01/13 02:59
저번에도 원조비사 글을 여기서 본것같은데...
...오히려 코에이원판이 더 정상이고 정발판이 이상하다는 말은 놀랐습니다;;
보통 그 전까지 "역사왜곡의 코에이게임" 이라는 말이 많았는데, 설마 이런것일줄은;;

그나저나 코에이 전략시리즈, 한때는 징기스칸도 주력이었는데 지금은(...)
Commented by windxellos at 2009/01/14 01:30
개인적으로는 코에이에서 랑펠로 후속작을 내주었으면 하는 소망이 있습니다.
Commented by 시무언 at 2009/01/13 08:33
그래도 고려의 화포병이 가장 구린건 좀 심했다고 봅니다(...)
Commented by windxellos at 2009/01/14 01:33
원조비사의 화포병이야 그 쓸모가 많이 의심되기는 하지만
원판에서 중국 문화권으로 분류된(고려 포함) 국가에는 전부
들어있으니 딱히 고려에만 악의를 가진 건 아닐 겁니다.

그래도 고려에 달랑 단궁병 경보병만 준 4에 비해서는 원조비사가 (의도했든 안했든간에)
오히려 고려를 많이 배려한 편이죠. 창기병에 중보병에 장궁병까지 주고 있으니 말입니다.(먼산)
Commented by 소시민 at 2009/01/13 10:30
징기스칸4는 정말 재미있게 했었는데 원조비사는 이상하게 손이 안가더군요.

Commented by windxellos at 2009/01/14 01:34
다만 4는 중간을 넘기면 너무 쉬워지는 감이 있어서 말입니다.
난이도 밸런스라는 면에서는 원조비사도 상당히 훌륭했다고 봅니다.
Commented by 아르니엘 at 2009/01/13 18:37
결국 고려에서 쓸만한 병종이 없어서 상인에게서 기사를 수입해다 썼죠.
Commented by windxellos at 2009/01/14 01:34
뭐 잘 쓰다 보면 아주 못 쓸 것은 아닙니다만, 확실히 그다지 특출하지 못하기는 하죠.(먼산)
Commented by 쌍칼 at 2009/04/28 04:47
고려와는 관련없는 이야기입니다만, 이 게임에서 리처드 1세의 정치력이 E라는 건 좀 너무 심한 저평가가 아닌가 싶습니다(...) 심지어 귀족들이 무기를 들고 대들었다는 죤 왕도 정치력이 D인데 말이죠(...)
Commented by windxellos at 2009/04/28 17:13
개인적으로는 리처드가 국내에서 왕노릇을 제대로 한 기간도 적었고, 자기 전쟁놀이
하느라 국내에 무거운 세금을 강요했으며, 그렇게 여기저기 뛰어다녔음에도 전쟁으로
뿌린 피와 돈에 비해 성과가 제대로 나지 못해 국력을 소모시켰을 뿐이라 보는고로 정치
E가 그다지 부당하지는 않다고 봅니다. 뭐랄까, 낮은 정치력을 자기 자신의 매력으로
커버한 것 같은 느낌이더군요.(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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