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함대의 병력은 어느 정도인가. -4. 버밀리언 및 회랑 결전-

양 함대의 병력은 어느 정도인가. -1. 동맹군 정규 함대의 구성-
양 함대의 병력은 어느 정도인가. -2. 완편에서 양 함대 창설까지-
양 함대의 병력은 어느 정도인가. -3. 이제르론 주류함대 시기-
계속 이어지는 연작 포스팅의 마지막입니다.

1. 버밀리언 전투 시점 : 개시 시점 양 지휘하 16420척, 전투 후 9280척(손상 없는 함정만 세면 3020척)
버밀리언 전투는 개시 시점의 병력과 전투 후의 병력이 명확하게 적혀 있기에 양 지휘 하의 전력이 어느 정도였는가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다만, 버밀리언 전투 전에 양의 함대에 14, 15함대의 잔존 병력 일부를 모톤과 칼센이 재편하여 양 함대에 가세하였기에 이 시점에서 본래의 양 함대, 즉 전 이제르론 주류함대의 전력이 얼마 정도였는가가 의문입니다.

일단 본문 내에는 모톤의 병력에 대한 서술이 나옵니다. 본편 5권의 버밀리언 전투 서술 중에서 뮐러의 공세 때 모톤의 부대가 3690척이었다가 1시간 뒤 2천 척 이상의 손해를 입었다는 구절이 나오죠. 전투 개시 시점에서는 이보다 많았을 겁니다. 뮐러 참전 전까지는 비교적 우세였으니 4000척 정도였다고 가정하고 칼센도 비슷한 수준의 병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두 함대의 병력은 8천, 양의 본진은 8420척이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그런데 이 수치는 조금 미묘한 것이, 버밀리언 전의 3연전에서 양 함대는 거의 손실을 입지 않은 것으로 나옵니다. 그리고 슈타인메츠, 렌넨캄프를 시간차 각개격파로 격파할 때 '두 배의 적에게 압도당할 뻔했다' 라는 이야기가 있는 것으로 보아 당시 양 함대의 병력은 적어도 제국군의 단위함대 하나에 비해 그리 작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2개 함대로 두 배면 한 함대면 동등이라는 이야기니까요. 제국군 1개 함대의 대략적 규모를 생각해 보면 양 역시 휘하에 적어도 일만 수천 척 정도는 두고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이 앞의 포스팅에서도 이제르론을 이탈한 직후의 양 함대 전력을 13000-14000척 내외로 추정했었지요.)

3연전 이전에 제국군 1개 단위함대 수준의 전력을 가지고 있었으면서 버밀리언 시점에서 8420척이라면 아무래도 너무 적습니다. 이 경우 슈타인메츠, 렌넨캄프, 봐렌과의 3연전에서 상당한 전력 손실을 겪었다는 말이 되니 말이죠.

이 경우 생각할 수 있는 추정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칼센이 모아온 병력이 모톤에 비해서 매우 적었다' 이고, 또 한 가지는 '3690척은 양이 전체 중에서 모톤에게 할당한 병력일 뿐, 그 전부가 모톤이 모아온 것은 아니다' 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본문에서 양이 모톤과 칼센의 병력보다도 그들의 지휘능력을 상당히 반가워했다는 뉘앙스가 비춰지는 것으로 보아 후자가 좀더 타당성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즉, 양의 본대가 1만 척 이상을 유지한 상태에서 14, 15함대의 잔존전력이 합류하고,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총 16420척의 전력 중 8000척 정도를 양이 모톤, 칼센에게 할당했다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2. 회랑 결전 시점 : 28840척(실전력 2만 척 내외)
본편 8권의 회랑 결전 역시 수치가 정확히 명시되어 있습니다. 함선 28840척, 병력 2547000명이죠. 그러나 실전력은 좀더 적었을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일단 저 함선 대 병력비가 문제입니다. 저 병력에서 요새에 돌려야 할 병력이 통상적일 경우 50만, 인력 부족을 감안해서 절반 정도만 투입했다 하더라도 25만은 필요하죠. 그러고 나면 200만 내지 220만이 남는데, 본 작품에서 일반적인 함선 대 병력 비율이 1:100을 약간 상회하는 수준임을 감안해 보면 이 정도의 인력으로는 저만한 수의 함선을 부족 없이 움직이기에는 좀 모자랍니다.

본편 10권의 시바 성역 전투에서처럼 딱히 함선당 병력이 부족하다는 묘사가 없었던 것을 생각해 보면 양은 적어도 함선에는 정수에 가까운 병력을 태웠다고 생각되고, 이에 따르면 양 웬리가 회랑 전초전 및 결전에서 통솔한 부대는 저 병력으로 움직일 수 있는 수준, 즉 2만 척 내외가 그 실전력이지 않을까 합니다.

이는 다른 방증과도 맞아떨어지는데, 본편 8권에서 함선수를 이야기한 바로 다음 줄에서 3할 정도는 수리와 정비가 필요하다는 말을 적어두었죠. 수치를 계수한 4월 20일 시점에서 채 열흘이 지나지 않아 전투가 발생했으니 대규모 수리 정비는 어려웠을 겁니다. 그리고 28840에서 3할을 제하고 나면 20188척이라 위의 200만 내지 220만이라는 병력수에 얼추 어울리는 규모가 되기도 하지요.

또한 다른 방증은 피해규모인데, 본문의 묘사에 따르면 회랑 전초전 이후 양 함대의 전력은 2만 척 미만으로 떨어졌다고 합니다. 회랑 전초전은 라인하르트의 본군과 싸울 때에 비하더라도 상당히 우세하게 싸운 전투였는데, 28840척 전부가 움직였다고 친다면 양 함대는 이 전초전에서만 1만 척에 가까운 손실을 입었다고 하는 이야기가 되어 앞뒤가 좀 이상해지게 됩니다.

까닭은 이렇습니다. 본편 10권의 시바 성역 전투에서 이탈자를 제하고도 이제르론 공화정부군에 1만 척에 가까운 함선이 남아있었던 것을 생각해 보면 회랑 결전 종료 후 양 함대의 전력은 아무리 적게 잡아도 최소한 그 정도는 남아있었다는 이야기가 되지요. 그런데 전초전 이후 양 함대의 전력이 2만 척이 안 되었으니 본군이 입힌 피해는 1만 척을 넘을 수 없게 됩니다. 이런 상황들을 놓고 보면, 28840척의 함선 전부가 전초전에 참가했다고 할 경우 전초전의 두 함대와 본군이 양 함대에 입힌 피해가 비슷하거나 혹은 오히려 전초전 참가 함대 쪽이 더 크게 된다는 계산이어서 비텐펠트, 파렌하이트의 함대보다는 본군 쪽의 성과가 컸다는 뉘앙스를 주는 본문 내의 묘사와는 어긋나게 됩니다.

이상과 같은 사항을 종합한 결과, 회랑 결전에서 양이 움직일 수
있었던 실전력은 2만 척을 조금 넘어서는 수준이었을 것이라 봅니다.


3. 결언
양 웬리는 분명 소설 내에서도 굴지의 전략가로 묘사되기는 하나, 결국 죽을 때까지 전술 단위에서의 싸움에서 능력을 발휘하는 이상의 역할은 얻기 힘들었다고 보아야 할 듯 합니다. 그나마 회랑 결전 이전에는 2만 척 이상의 함대를 전투에서 지휘해 보았을 가능성이 거의 없었다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그나마 전초전 이후에는 2만 척 미만으로 줄어버리니 2만 척 이상을 지휘해서 하나의 전투에 임한 것은 이전에도 이후에도 오로지 회랑 전초전밖에 없는 셈. 결국 끝까지 1개 함대의 지휘관으로만 움직일 수 있었다는 이야기이니, 나름 동정이 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소설 내에서 가장 좋아하는 인물인데 말이죠.


어찌저찌 마감은 지었군요. 대충 이 정도입니다. 결국 끝까지 그 재능-군사적인 것이든
비군사적인 것이든-을 제대로 다 펴보지 못했던 양 웬리 선생에게 우리 모두 묵념을.(...)



-절대평범지극정상인-

by windxellos | 2009/01/07 00:25 | 도서잡담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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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Goldmund at 2009/01/07 00:56
아 정말이지 이건 어이없는 죽음의 장면 (네깟 지구교도들이 뭔데!) 이 생각나게 만듭니다....
그저 묵념;;;;;;;
Commented by windxellos at 2009/01/08 00:57
8권 이후로 재미없다는 분들이 많지요.
Commented by 열혈 at 2009/01/08 02:26
전술의 왕도는 '많은 아군으로 적은 적을 치는 것'이고 소수로 다수를 제압하는 것은 사도이자 기략일 뿐이다. 라고 매일 주장하면서도 현실은 언제나 적은 아군으로 개떼인 적을 막아야 하는 일만 해온 얀 웬리 원수에게 묵념을... 그런데 더 웃기는 건 소수로 다수를 상대하면서 대부분을 이겼다는 점... 전쟁을 싫어하면서 군인이 됀 사나이의 모순적인 운명이 이끈 결과란 말인가....
Commented by windxellos at 2009/01/09 00:26
'모순투성이의 인생' 이라고도 하지 않습니까.(웃음)
Commented by Cuchulainn at 2009/01/15 08:00
에... 똑같은 전술도 양이 펼치면 기가 막힌 전술이고 제국군이 펼치면 실수.

*요시키 선생의 농간때문에 양과 똑같은 전술을 그것도 똑같은 상황에서 펼치고도 죽어가야만 했던 에를라하 장군과 켐프 장군에게 묵념.*
Commented by windxellos at 2014/02/15 22:19
뭐 같은 전술이라도 운용자의 전술전개 실력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는 법 아니겠습니까.
Commented by saladim at 2014/02/11 13:17
9권에서 로이엔탈이 미터마이어와 병력소모전을 펼치면서 한 말이 생각나는군요.
"이제야 양웬리가 얼마만큼 고심했었는지 알것같군. 새삼 그의 위대함도"
Commented by windxellos at 2014/02/15 22:18
작가의 주인공 보정을 좀 많이 받긴 했습니다만, 대단한 전과이긴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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